★세일러문 20주년/신작 뮤지컬

세라뮤 라 레콩키스타 후기 -3- 다카라즈카 류 세라뮤

Endy83 2013. 9. 17. 16:49

 

다카라즈카 류의 영입 부분이 이번 세라뮤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건 어떤 부분부터 적어야 할지 모르겠군요.

 

 

 

 


 

 

 

 

1.

일단 확실히 다카라즈카가 공연의 전체적인 수준을 올렸다고 봐야 합니다.

기존 세라뮤가 보통 '뮤지컬'이었다면

이번 세라뮤는 '오페라'에 비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돌들의 노래 비중보다,

다카라즈카 출신 배우(턱시도 가면, 퀸 베릴, 조이사이트)의 노래 비중이 훨씬 높았습니다.

물론 이 배우들이 또 한 관록들을 자랑하시기에

그 노래실력에는 한 치의 의문을 품을 여지가 없지요.

 

이 분들의 성악 발성은 진지한 분위기를 한층 더 엄숙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런 엄숙한 분위기 때문인지

분명히 세일러문은 어린 소녀들이 보는 만화였는데,

저는 이번 세라뮤에서 아무런 유치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소녀만화의 주인공인 어린 세일러 전사 역을 맡은 아이돌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바로 이 다카라즈카 출신 배우들이 주인공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2. 스포일러 주의

출연자들의 캐스팅 비용을 대충 추측해 보면

다카라즈카 톱스타>다카라즈카 출신>아이돌>=일반 배우>엑스트라

이 수준이 될 것 같은데

극에서의 비중도 딱 저 순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제가 딱히 턱시도 가면을 편애해서가 절대로 아니라, 이건 진심으로 아니라,

이 라 레콩키스타의 주연은 턱시도 가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로 전 다카라즈카의 남역 톱스타였던,

그리고 아마 이번 출연진 중 최고로 몸값이 높으셨을

야마토 유우가 씨가 연기하셨기 때문이죠.

 

기존 세라뮤의 턱시도 가면들에 비하면

정말 월등히 높은 비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기에는 원작을 충실히 구현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원작에서 이미 턱시도 가면의 역할은 상당히 컸으니까요.

 

아, 턱시도 가면을 생각하니 너무 할 얘기가 쏟아져서,

그 내용들은 다음 포스팅으로 미뤄둬야겠습니다.

 

 

 

 

 

 

 

3.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 주의

바로 저 '다카라즈카 배우의 비중'을 생각하니

조이사이트와 쿤차이트 역의 배우가 바뀐 부분도 굉장히 납득이 갔습니다.

(그리고 세라뮤 홈페이지에서 조이사이트가 쿤차이트보다 앞서 소개된 부분도요)

 

우선 원작을 따라가는 바람에 조이사이트의 게이 컨셉이 사라져서 그냥 보통 남캐가 됐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쨌든 본래는 쿤차이트가 가장 비중이 높아져야 합니다.

사천왕의 리더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이사이트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사천왕 중에 조이사이트만 제 정신이다'라는 설정이 반영되어서입니다.

(이건 어쩐지 실사판 쪽 설정이기도 한데...)

 

게다가 이번 뮤지컬의 설정은, 옛날 97년 영원전설에 대한 오마쥬 때문인지

조이사이트*아미 커플의 비중을 상당히 강하게 밀고 있습니다.

영원전설 때처럼, 무려 둘의 커플송이 있어요ㅋㅋㅋㅋㅋ

 

그래서 현생에서 조이사이트는 공격대상인 아미에게 작업을 걸다가, 아미와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다크 킹덤에 아미가 납치된 후 아미를 탈출시키고서 사천왕에게 죽임을 당했고요.

전생에서도 조이사이트가 지구군의 반란 조짐을 먼저 머큐리에게 알리고는,

배신에 치를 떠는 사천왕에게 죽임을 당하는데...

이게 전체적으로 '극에서 아주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항상 쿤차이트, 네프라이트, 제다이트와 별개로 단독 행동을 하기 때문에

턱시도 가면이 사천왕 중 3명의 이름만을 들었을 뿐인데 '조이사이트'를 떠올렸다던가

먼저 죽은 조이사이트의 돌을 가슴에 넣어 두었다가, 그 돌이 세일러문의 칼을 막았다던가

하는 여러가지 복선을 장치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결국 사천왕의 리더인 쿤차이트보다 비중이 높은 캐릭터가 되었고,

섬세한 감정 표현을 자주 요구하는 캐릭터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관록이 없는 코마츠 미사키 씨 대신, 다카라즈카 출신의 사이카 료씨를 기용한 것 같습니다.

 

 

 

 

 

 

4.

결론은 괜찮았습니다.

진지한 조이사이트도 좋은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쿤차이트보다 키가 커도 납득이 갔고,

쿤차이트보다 비중이 높아도 납득이 갔습니다.

 

그리고 쿤차이트 역이었던 코마츠 미사키 씨는

건강 문제로 인해 중도 하차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본 쿤차이트는 코마츠 미사키 씨가 아닌 다른 분이었습니다만

배우가 바뀐 것에 대한 위화감이 거의 안 느껴졌을 정도로,

쿤차이트의 비중은 별 볼 일 없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