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세일러문 R 논문 번역

6. 부모님으로부터「버림받는 체험」:치바 마모루와 피오레의 공통점

Endy83 2009. 1. 25. 07:17
 

 6. 부모님으로부터「버림받는 체험」:치바 마모루와 피오레의 공통점


 


 

 그런데,「극장판」의 스토리는, TV시리즈로 말하자면 제3부(「블랙 문 편」) 중간시기로 설정되어 있지만, 스토리의 내용을 봐서는「블랙 문 편」의 스토리와는 완전하게 독립되어 있다.  즉, 우사기와 마모루는 벌써 서로 사귀고 사랑하는 관계가 된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되어 있다.1)


 그리고 제3부 처음에 갑자기 나타난「치비우사」라는 소녀2)가 우사기네 집에 신세를 지고 있다는 설정도 극장판에 활용되어, 치비우사는 클라이맥스에서「세일러 문(우사기)은 모두의 어머니니까」라는 중요한 대사를 읊는 임무를 지고 있다.


 또한, 이「극장판」에는, 이「극장판」에만 등장하는 2명(?)의 중요한 악역이 존재한다.  곧 피오레(남)키세니안(여)이다.  이 2명의 캐릭터는, TV시리즈 제2부「마계수편」의 주요 악역 캐릭터로서 등장했던 에일3)이라는 우주인 남매가 원형이지만, 그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본 발표에서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4).


 이 피오레라는 캐릭터를 앞서 언급한 치바 마모루의 성장이력과 비교 대조해 보면, 매우 명확한 유사점이 있다.  즉, 피오레는 어느 별에서 누구를 부모로 두고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채 우주 공간에 내팽개쳐져 혼자 방랑하던 천애고아 우주인이다.  다시 말해 피오레도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마모루처럼「부모에게 버림받은」소년인 것이다.  대강의 연령대는 마모루와 동년대라 추측된다.


 다만, 마모루가 사고로 부모를 잃기까지는 충분한 애정을 받으며 자라왔다는 것에 비해, 피오레에게는 그러한「행복한 부모와의 관계의 시대」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피오레에게는 모자일체 상태의「공생기」의 행복한 체험 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며, 에릭슨이 말하는「기본적 신뢰감」의 형성이라는 점에서는 마모루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기저결손(발린트)」을 안고 있을 것임이 상상된다.


 그러나, 이 피오레가 긍정적인 애정의 공급을 받았던 경험이 완전히 없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그렇게 태어나서 이런 식으로 이어진 우주에서의 고독한 방랑 끝에 힘이 다하여 가까스로 도달한 곳이 지구였다.  빗속에 병원 뜰에 쓰러져 있는 것을 우연히 지나가다 발견하여 자기 병실에 데리고 들어가서 간호해준 것은 다름 아닌,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서 입원중이었던 어린 시절의 치바 마모루였던 것이다.


 둘은 수일간을 같은 침대에서 지내며 서로의 고독을 달래준다.  마침 부모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참이었던 어린 마모루가 고독을 달래기 위해, 환상 속에서 자신의 분신으로서 창조한 것만 같은 존재로서 어린 피오레가 그려져 있다고도 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네(마모루)가 나(피오레)를 부른 거야」


 마모루의 내적 세계의 분신이기 때문에 더욱, 앞서 적은 것과 같이 마모루 자신보다 단적으로「버림받은 체험」을 가진 자로서 상징적으로 피오레가 창조되었다고도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수년후 재회했을 때, 마모루는 무심코 피오레에게


「(너는) 환상이 아니었구나」


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것은 어린 마모루가 피오레를 얼마나 환상에 가까운 성격의 것으로서 받아들이고 있었는지를 역으로 방증하게 된다.  이리하여, 피오레를 마모루에게 내재 하는 또 하나의 인격, 혹은「그림자」와 같은 것으로 놓고, 이「극장판」의 이야기 전체가 사실은 마모루의 정신 내적 세계에서 전개되는 내적 갈등과 그 극복의 드라마로서 해석 가능하다는 점을 여기서 짚고 넘어간다.


 어째서 어린 마모루에게 피오레를 보살피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마모루가 부모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기에 더욱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또한 사람은, 스스로에게 마음의 상처가 생겼을 때에, 그런 자기자신(피오레)을 따뜻하게 대하여 상처를 치료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의존할 타인이 그 자리에 없더라도 절망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곤 한다.  이것을 로저스는「긍정적인 자기 배려(positive self regard)」라고 부르나, 대상관계론적으로 보더라도, 부모로부터의「분리-개체화」를 위해서는 불가결한 내적대상관계능력일 것이다.


 환상 속에서 자신의 분신인 피오레를 보살피며, 마음을 나누고서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부모님을 잃고서도 그럭저럭 자립하여 살아 갈 수 있을만한 자아를 어떻게든 확립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통과의례였던 것은 아닐까5).



1) 흔히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잘 나타나듯이, 두 사람의 관계가 무언가의 이유로 거북해지거나 갈라지는 것이 드라마에 긴장을 가져오는 요소로서 가끔 나타나지만, 어쨌든「극장판」의 스토리는, 두 사람의 사이가 어쩌다 평온한 시기로 설정되어 있다.


2) 사실은 미래에 마모루와 우사기의 사이에 출생한 이 시간여행으로 온 것이다! 다만 이 사실은「극장판」단계에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3) SF영화「에일리언」에서 따옴


4) 단지, 에일과 안이 마계수라는 공중에 떠도는 자궁적 생명체에 기생하여 떠도는 우주인이며,「지상 세계의 인간들」과는, 자신들의 에너지를 확보할 자원으로서 본심을 숨기고 필요한 한만큼만 표면적으로 관계한다…는 부분에서, 이 두 명이 오타쿠의 은유로서 그려졌다는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는 점만은 지적해 두고 싶다.


5) 물론,「어린」마모루는 실은 혼자만의 힘으로 이 의식을 이뤄낸 것이 아니었다.  그러한 일이 무력하고도 가냘픈「아이」에게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일가? 이 점에 관해서는, 이 작품의 최대의 포인트이므로, 일단 잠시동안은 핵심을 밝히지 않고 두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