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세일러문 R 논문 번역

4. 부모의 부재:우사기 이외의 세일러 전사들의 특이한 가족구성 

Endy83 2009. 1. 25. 07:23
 

 4. 부모의 부재:우사기 이외의 세일러 전사들의 특이한 가족구성 


 위니캇(1965)에 의하면, 당초에 유아의 유쾌·불쾌의 사소한 징조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우유를 먹고 싶은 바로 그 때에, 마치 자신의 상상이 마법과 같이 유방을『창조』한 듯한 타이밍에 실제 수유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고도의 공감성은 자연스레 서서히 없어지게 되고, 아이는 속으로 서서히 욕구불만을 체험하게 된다.  이리하여 아이는 자발적으로 외적 세계로 움직이게 되고, 양육자가 그것을 완만하게 서포트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나가는 경우에 처음으로, 모자 관계의「분리-개체화」는 양호히 달성된다【주】.  이러한 양육을「충분히 좋은 양육(good enough mothering)」이라고 부른다.


 【주】「분리-개체화」(이 용어 자체는 앞으로 언급할 말러의 술어이다)는 이 글을 독해하는 열쇠와 같은 개념이다.  자세한 것은 이후 상세히 서술하겠지만, 우선 알기 쉽게 말하자면, 어머니와 아이가 심리적으로 상호의존하던 공생 관계로부터 서로 자립하여,「부모 따로」「아이 따로」식으로, 독립된 자아를 가진 개인끼리로서의 신뢰관계로 이행해 나가는 프로세스이다.

 매우 흥미롭게도,『마법사 샐리』로 시작되는, 이른바「마법소녀물」애니메이션1)의 주인공역 소녀가 태어나고 자란 가정은 거의 예외없이, 애정은 깊으나 과잉보호도 과잉간섭도 하지 않는, 평소에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름대로 처신하면서, 성장해 가는 딸을 지켜보는 부모님(또는 대리부모)상으로서 그려져 있다.  마법을 믿는 능력의 형성에는, 아이의 상상에 응답해「마치 자신의 상상이 대상을『창조』한듯이」즉석에서 소망을 채워 주는 양육자의 고도의 공감성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마법소녀물』에 있어서의 가족구성에는 크게 나눠 두가지 타입이 있다.

   A.「마법의 나라의 공주님 지상 강림형」:

 「마법의 나라」의 왕과 왕비의 사이에서 태어난 프린세스가, 무언가의 이유2)로, 「지상 세계」에 평범한 인간의 여자아이가 되어 체재한다. 『마법사 샐리』『마법의 마코』『꼬마마녀 메구』『마법의 프린세스·밍키모모』등이 대표적이지만,『샐리』를 제외하면, 지상의 세계에서「대리부모」를 찾아내어 일반가정에 들어가는 것이 정석이 된다.  실제 자식, 친척, 식객 등의 형태를 취하나, 대체로 마법의 힘으로 그 가족을 세뇌하여, 그녀가 가정에 들어있다는 사실에 의문을 느끼지 않게 되어있어서 그녀가 마법사인 것 자체도, 그 가족을 포함한 지상의 사람에게는 비밀로 취급된다.

 덧붙여 그러한「지상에서의 유사 가족」또한, 마법의 나라의 부모님과 비슷한 정도의 good enough 양육자상을 취하고 있다.  많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심술궂은 계모」에 해당하는 역할은, 마법의 나라의 왕가의 적대 세력으로부터 현실 세계에 파견된 아가씨나 부하가 맡게 되던가, 주인공의 현실 세계에서의 라이벌로서의 「부자 아가씨」의 가정에 의해서 대리되는 것이 많다고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밍키모모』와 같이, 그런 특정한「악인」의 설정을 배제하고, 주인공 자신을 포함한 인간 하나하나에 내재되어 있는 약함이나 체념이나 에고이즘과의 내면적 싸움으로 승화시킨 작품도 있다.

   B.「지상의 소녀 사명 수행형」:
 good enough적 양육자 밑에서 무럭무럭 자라난 지상 세계의 평범한 소녀(대체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이계에 대한 특별한 감수성을 지녔다)가 어떤 무엇을 계기로 마법의 나라(의 인물)와 우연히 만나, 사명을 내려받고,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아이템(컴팩트나 스틱)을 받는다.  이 경우에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가족을 포함한 주위의 사람에게는 비밀로 하게 된다.

 『비밀의 앗코』에 원형이 있는데, 이후, 마법의 나라에서 파견된 요정이 동물의 모습을 빌려 주인공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다.『꽃의 소녀 룬룬』『마법천사 크리미 마미』『마법 스타·매지컬 에미』등.  최근으로 치면『히메의 리본3)』이 이 타입이다4).

 『세일러 문』은, 실로 교묘히 이들 2개의 타입을 양쪽 모두 충족시키는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해 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우사기 이외의 세일러 전사 4명 전원이, 부모님 모두 계시는 가정이라고는 뚜렷하게 그려져 있지 않다.  원래 주인공인 우사기를 강조하려면 자연히 다른 조역들 가정은 묘사되지 않게 되는게 아닐까 하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세계에서, 일단 현재의 현실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는 경우임에도, 벌써부터 혼자 살지는 않을, 아직 아이인 주요 등장인물의 가족이 전혀 그려지지 않는 케이스는 매우 많고, 그 안에 현대 어린이의 마음 속 가족과의 거리감이 반영되어 있다는 견해는 꽤 일반적인 것이 되었으므로, 일단 주목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즈노 아미(세일러 머큐리)는, 전국 모의시험 연속 1위인, IQ300 (웃음)의 뛰어난 우등생이다.  성적이 좋다는 점을 자랑하지 않는 착한 소녀이지만, 사람을 사귀는 데에 서투르고 사교적인 생활을 하지 않기에, 때와 장소에 맞지 않게 본심을 아무렇지도 않게 휙 말해 버리는 부분이 있다.  그녀에게는 의사인 어머니가 있다고는 되어 있지만, 아미 본인의 집에서 자기 방에서의 씬이 가끔 그려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속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등장한 적은 한번도 없다.  아버지는 일본화가로 아미에게 체스 입문을 가르쳤다는 점은 알려져 있어서 아미가 아버지에게 지금까지도 어떤 경애를 안고 있다는 점은 그려져 있으나,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이미 아미는 어머니와 두 명이서 생활하는 것으로 보이며, 아버지는 회상씬을 포함하여 화면에 등장한 적도 없고, 이별이었는가 사별이었는가조차도 딱히 이야기속에서 다루어진 적 없다.


 점이나 주술과 같은 초능력을 지닌 영감 소녀이자 사립 중학교의 학생회장이기도 한 히노 레이(세일러 마스).  적극적이지만 약간 자존심이 세고, 우사기와는 언제나 말다툼만 하지만, 막상 때가 닥치면 자연스럽게 가장 효과적으로 우사기를 서포트하는 행동을 취하는 것도 그녀이다.  그녀는 신사의 주지인 할아버지와 동거하며, 가끔 무녀 일도 돕고 있다.  할아버지는 경박하고 애같은 조역으로서 꽤 빈번히 등장하지만, 레이 자신의 부모는 왜인지 이야기 속에서 한번도 문제로서 다뤄진 적이 없다.


 힘이 강하여 싸움만 하는 바람에 우사기나 아미가 있는 동네의 공립 중학교에 전학을 가야만 하게된 키노 마코토(세일러 쥬피터)는, 아파트에서 독신 생활을 하며, 남자 같은 외관에도 불구하고, 청소나 요리를 특기로 삼고 있다는 가정적인 면도 보이며, 만나는 남성마다 곧바로「옛날에 좋아했던 선배」와 닮은 곳을 찾아내서 첫눈에 반해버린다.  그러나, 부모님 등 가족에 대해서는 이야기 속에서 아무런 언급이 되지 않았다.


 우사기를 포함한 다른 4명보다 훨씬 전부터 정의의 용사 세일러 V(비너스)로서 활약하고 있었던 아이노 미나코는,『세일러 문』원작자인 타케우치 나오코가 이전부터 연재했으며, 지금도 병행으로 집필하고 있는『코드네임은 세일러 V』라는 자매 작품에서, 부모님이 등장하는 가정이 그려져 있지만『세일러 문』에서는, 집이 등장하는 씬은 꽤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한번도 등장한 적 없다.  게다가 바로 1, 2년 전까지 영국에서 잠시 혼자서 생활하면서(유학 때문이 아니고 「정의의 용사」로서의 활동을 위해서다!), 연상의 남성과 연애 관계에 빠졌으나, 불행한 엇갈림으로 그 남자는 미나코가 친언니처럼 대하던 여성에게 마음을 옮기는 식으로 실연하는 에피소드가 있다(무의식적으로 아버지 대리와 어머니 대리를 삼고서 삼각 관계에 빠지는 비극은 엘렉트라·콤플렉스 그 자체이지만).


 우사기의 연인이 되는 치바 마모루=턱시도 가면이야말로 부모가 결핍된 가정환경이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서술하고자 한다.


 …이와 같이, 우사기 이외의 등장인물에게 가족의 향기가 심히 결핍되어 있다는 점에 의도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다른 등장 인물에게 있어서 우사기라는 존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면에서부터 테마로 삼고서, 현감독 이쿠하라 쿠니히코를 시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스탭이 TV시리즈의 흐름으로부터 일단 독립한 오리지날 스토리로서 만든 것이, 이번 논문의 주요한 대상이 되는「극장판」이다.




1) 그 대부분을「세일러 문』과 같이 토에이 동화가 제작하였다.「세일러 문』자체가 그러한「마법소녀물」의 바리에이션이다.


2) 너무 왈가닥이라 스스로 뛰쳐나옴·수업차 나옴·마법의 나라를 멸망의 위기로부터 구해낼 것을 찾음 etc.


3) 원작:미즈사와 메구미, 슈에이샤 리본 마스코트 코믹스


4) 지상의 주인공과 마법의 나라의 공주가 쏙 빼닮아서, 도중에 두 명이 바뀌는 에피소드 등, A형과의 절충적 요소가 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