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야기/-뮤지컬감상기

[리뷰]외전 다크킹덤 부활편 by Plasma

Endy83 2005. 8. 22. 02:43

아래 리뷰는 [암흑의 타블렛(http://tokyo.cool.ne.jp/plasma55/)]을 운영하시는 일본인 plasma님이 작성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에피소드 가이드
퀸 베릴과의 처참한 싸움으로부터 수개월이 지나고, 새로 태어난 우사기들은 평범하게 각자의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여름 방학 때 놀 준비에 들떠 있던 중, 우사기는 다크 킹덤이 부활하는 불길한 꿈을 꾼다.  그런 그녀들의 앞에 나타나는 4명의 남자친구들, 그러나 그들의 정체는 머큐리등 4명을 속인 다크 킹덤의 사천왕이었다.  그리고 전투 중 턱시도 가면이 잡혀 퀸 베릴은 다시 태양의 흑점을 증대시키며 세계를 어둠에 뒤덮이게 한다.  다시 악몽에 휩싸인 우사기를 비롯한 세일러 전사 5명은 새롭게 결의를 다지고 다크 킹덤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하여 적지로 간다...

 

-리뷰
이 시기의 세일러 문 뮤지컬은 제일 첫 뮤지컬이기도 한 만큼 대단히 모색 상태에 있었던 듯하다.  콕 찍어 말하자면 어른이 그냥 보기엔 괴로운 요소들이 적지 않았다.

그 요인중 하나는 애니메이션의 작가인 冨田祐弘 씨 한 사람에게만 뮤지컬의 각본을 모두 맡겨 버린것도 있을 것이다.(그렇지만 이 시기에는 그렇게 사람을 쓰는 것이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시리즈 최종회인 46화를 무대상에 재현한 것과 [놀다가 습격당한다]는 식의 설정은 이벤트성과 팬의 요구에 응하는 의미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역시 뮤지컬 내용, 아니 뮤지컬 전체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느낌은 부정할 수 없다.

한가지 예를 들면, 아미, 레이, 마코토, 미나코가 알게 되는 남자들에게서 어딘지 모르게 일찌기 싸운 적 있었던 사천왕의 모습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언급한다거나.  애니메이션이라면 [그런 모습의 캐릭터]를 실제로 그려 만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쉽게 인식하게 할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뮤지컬 안에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장발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평상복에 머리스타일까지 평범한 그 얼굴을 보고 누가 쿤차이트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는 것이 문제이다.  전혀 아무런 낌새가 없어보이는 사람이 난데없이 자기가 쿤차이트라고 주장하니...(애니메이션의 생김새를 따라갈 수 없는 인간이 연기하는 이상, 시각적으로 캐릭터의 개별 인식을 시키는 것은 의상이나 머리 모양에 달렸으니 애니메이션의 뮤지컬화에 포함해야 할 요소라는 정도는 누가 봐도 알 것이다.) 차라리 그것을 보충하는 의미에서 "아미를 비롯한 4명은 상대의 남자에게 매료되어 있는 와중에도 이유를 알 수 없는 경계감이 느껴졌다"라는 식의 언급이 있으면 그나마 낫겠지만 그런 것조차도 없고.
덧붙여, 그 장면 전에 요마가(빙의 식으로) 선생님에게 붙었는데 그 선생님의 요기를 레이가 눈치챈다고 하는 장면이 있어 하는 얘기다.  영감을 가지는 레이가 일행에 있는 이상 일반인으로 가장한 적인 남자와 데이트를 즐긴다는 설정은 존재할 수가 없는 것 아닐까.

 

즉, 뮤지컬화는 어느 정도 제한해야 할 애니메이션적인 요소를 조심성 없게 반입하고 있어 캐릭터성이나 그의 설정성과는 별로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추측이지만, 저 애니메이션 작가를 임용한건 세일러문이라는 작품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어필하는 것보다 그저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을 부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완성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지만 정말 그 애니메이션 작가를 등용한 결과는 기대했던 것과 완전히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내전사 5명이 모두 [자신답지 않은 대사와 행동]을 마구 남발하고 있는 것에서도 느낄수 있고(이 단계에서는 아무래도 뮤지컬의 각 캐릭터가 자신의 개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가장 뮤지컬화에서 실패작으로 꼽을만한 요소는...

 

"바로 인간이 연기하는 루나와 아르테미스!!![푸하하핫]"

일 것이다.  이건 뭐 냉정하게 비판하는 정도도 아니고 그저 뮤지컬 감상하는 내내 견딜수 없는 괴로움을 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말 그대로 봐줄수가 없어서, 민망해서 실제로 데굴데굴 굴렀었다(쓴웃음)  아르테미스의 등장까지는 그나마 참을수 있었지만 루나가 노래하기 시작하면서 완전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 장면이 지날때까지 이불을 껴안고 굴렀으니[이건 정말 과장이 아니다.  증인이 있다!(웃음)]

 

누군가 이걸, 예를 들면 아이와 함께 온 엄마들 같이, 이걸보고 폭소를 금하지 못할 사람들을 생각지 못한 것일까? 각본 읽는 단계에서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았던 것인가?(푸하하핫)

[카구야 섬 전설]에서 아역들이 연기한 새끼 고양이들은 아이들이니까 봐줄만 해도 어른이 하면 그저 개그밖에 되지 않는단 말이다.  나이 먹은 어른이 전신 타이즈 같은 것 입고 동물 인형 같은거 입으면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나중엔 포보스 데이모스까지 나오는게 아닐는지...

 

감히 냉정하게 생각하자면 이 공연, 아무래도 대상 연령을 오인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애니메이션 세일러 문의 주 시청자층은 세일러문 마이크나 문 스파이럴 롯드를 선물받는 유아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믹판의 경우 연재 당시 [나카요시]에 연재되었으니 연령층이 좀더 높았고 애니메이션에서도 아마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이상 정도가 이해할 수 있는 레벨의 스토리로 만들어졌으니 완전 유아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쪽은 이른바 [어른이 생각하는 어린이용]에 대해서는 염두에 두지 않으니 감히 말하지만, 스토리의 진행에 대해서 보고 생각하는 것은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계층에나 해당하는 것으로 그 이전의 어린아이들에게는 그저 세일러문이 변신하거나 기술을 사용하거나 세레니티의 드레스에 요점을 두고 좋아할 뿐이지 이야기의 중요성은 그 다음으로 넘겨버린단 말이다.  반다이의 의향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완구의 구매층을 뮤지컬 타겟과 동일시했던 착오가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애니메이션에 비해 설명의 비중이 큰 대사가 많았던 것..이런 걸로 보면 아무래도 아동극 정도에 그치고 있는 일면이 있다.  과연, 그러고보니 아동극이라면 인간과 같은 키의 전신 타이즈를 입은 고양이가 활보하고 있어도 별 문제될 것 없고(웃음)...그러나 그럴 바에야 [전생의 인연을 현대에 미룬, 복수로 시작되는 세일러복을 입은 소녀들의 전투]라고 하지를 말던지.(푸하하핫)

 

결국은, 애니메이션 팬이 타겟인지 아동극인지 어중간한 형태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뭐, 루나와 아르테미스에 관해서는...이들의 출연은 다음의 이 뮤지컬 개정판까지이고 그 이후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 감상과 관객의 평가와는 대체로 일치하고 있으니...

 

그렇다고는 해도 이번 공연이 이후의 세일러문 뮤지컬의 뿌리가 되어 앞으로의 라인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 것만은(공연 후의 평가를 고려할테니) 확실하다.

[La Soldier]나 [Sailor war] 같은 앞으로의 공연에서도 계속 사용될 명곡을 낳았던 것도 이 공연이고 확실히 물리적으로 표현에 무리가 있는 문의 머리 스타일을 충실히 재현하려다가 오히려 묘하게 보이는 우사기의 가발(마코토와 미나코의 묘한 가발까지...)도, 무대용을 너무 의식해 이상하게 크게 만들어졌던 문 롯드나 부츠의 초승달 마크도 후에는 계속해서 개량되어 나가니 말이다.

 

결국은 아직 세련됨을 갖추기 이전의 작품인 것이다.  제작측도 뮤지컬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이 앞으로 10년에 걸쳐서 계속되어 갈 줄도, 뮤지컬으로서 요즘과 같은 발전이 있을것이라고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