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매체 공통]

달은 전 세계를 비춥니다 - 세일러문의 전세계 흥행사

Endy83 2007. 12. 13. 03:00

 

[동영상은 미국판 세일러문 오프닝 ^^] 

 

 

일전에 핀란드의 세일러문 짝퉁 상품에 대해서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유럽의 한 나라에까지 짝퉁 상품이 팔리고 있을 정도로 세일러문의 세계적 흥행 파워가 대단했다는 뜻이겠죠?

 

요즘 제가 문화콘텐츠학 관련해서, 세일러문의 전세계적 흥행사에 대해서 써먹은 부분이 많아서,

오늘은 이 부분을 총 정리해서 포스팅 해볼까 합니다.

 

 

 

 

 [세일러문이 팔려나간 나라들을 칠한 지도입니다 - 나름 꼼꼼히 칠하느라 애먹었습니다 = =]
 
 
★아시아 흥행 실적
 
한국, 타이완, 홍콩, 타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에서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습니다.  또한, 타케우치 나오코의 원작도 한국, 타이완, 홍콩, 타이, 인도네시아 등에서 연재되었죠.

 

당시로서는 이 나라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가장 많이, 또 적극적으로 수입하던 나라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홍콩이나 타이완 등의 중국어권에서는 정식 단행본이 나오기 전부터 소위 해적판이라는 형태로 [도라에몽] 등의 일본 만화가 적잖게 간행되었는데, 그런 중에서도 [세일러문]이 톱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었다고 하는군요.  다만, 이런 해적판에서는 반일 정서상, 일본의 기모노가 중국 옷으로 고쳐 그려져 있는 등 마음대로 몰래 고쳐지는 일도 적지 않게 일어났다고 합니다. ^^; 그러나 이후, 저작권조약 개정 등과 함께, 위 나라들에서도 정식 계약 아래에서 각국어판이 간행되었습니다.

 
 
- 한국

일단 우리 나라에서는 Touch라는 소녀만화잡지에서 연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단행본으로는 해적판이 좀 돌아다니다가, [소녀전사 세일러문]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단행본이 나왔죠.

이것이 이후에 KBS에서 [달의 요정 세일러문]이라는 이름으로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게 되면서 폭발적 인기를 얻어, 단행본도 이를 따라 주인공들의 이름을 대폭 바꾸어(유월아->세라 등) [달의 요정 세일러문]이라는 이름으로 나오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인기는... 뭐 아시는대로 ^^

좀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다면, 일본 다음으로는 우리나라가 가장 '특이한' 세일러문 상품을 많이 개발했다고 하는군요 ^^ [특히 코디스티커가 다른 나라 사람들 눈에는 그렇게 신기하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 대만

원작 단행본은 물론이고, 필름 코믹스, TV 애니메이션 모두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타케우치 나오코의 다른 작품인 [The Cherry Project] 단행본도 나왔다고 하는군요.

 


- 홍콩

아마도, 홍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세일러문 붐이 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지금까지 홍콩에서 나왔던 만화 중 가장 잘 팔린 만화였다는 기록이 있구요.  그 결과 홍콩판 [나카요시(일본에서 세일러문이 실리던 소녀만화잡지입니다)]인 [Comic Fans 朋友]라는 소녀잡지가 새로 나오게 될 정도였다고 하는군요.  애니메이션 방영이나 단행본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빨리 개시된 편이구요.

관련 캐릭터 상품도 엄청나게 많이 나왔습니다.(물론 짝퉁도 어마어마하게 나왔다고...)

 

지금도 가끔 야후 재팬 옥션에 들어가서 세일러문 물품을 검색해 보면 홍콩 판매자나, 홍콩 세일러문 상품이 뜨는 경우도 있을 정도지요.


 

- 인도네시아

예전부터, 나카요시 코믹스가 많이 발매되어 있는 나라였답니다.  애니메이션 북도 나와 있고, 텔레비전 애니메이션도 방영되었습니다.

 

 

- 필리핀

95년 9월부터 애니메이션 방영이 시작되었습니다.

 


- 베트남

1995년 3월부터 애니메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 중국

해적판이 많이 돌아디니던 중국에서 마침내 단행본이 나왔는데, 다른 나라처럼 한권씩 천천히 내는게 아니라, 한꺼번에 제9권까지 내버렸다고 하는군요.

예전에 중국에 유학갔던 제 친구가, 세일러문 DVD를 하나 선물로 사다줬는데, 중국어로 더빙한 세일러문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 중국어엔 까막눈에 까막귀라도, 대충 대사 내용은 다 외우고 있으니 그냥 중국 성우들 목소리 듣는다는 기분으로 봤는데, 굉장히 묘하더라구요 :)

 

 

- 싱가폴

단행본, 애니메이션 둘다 나왔습니다.

 

 

- 말레이시아

싱가폴과 함께, 단행본과 애니메이션 스타트.


 

- 타이

타이도 굉장히 세일러문을 빨리 받아들인 나라 중 하나로 꼽힙니다.  94년부터 방영을 시작했으니까요.

예전에 IRC 채팅 중에 만난 타이 청소년 한 명이, 세일러문의 광팬이면서 우리나라 가수 베이비복스의 엄청난 팬이었기도 했던게 기억나는군요 -


 

이 밖에도,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서아시아의 이슬람에서도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나라가 있었다고 합니다.

[세일러문]은, 그야말로 아시아 전체에서 대인기를 얻었던 것이죠.

 

 

★유럽 흥행 실적

 

- 프랑스

유럽의 세일러문을 얘기하자면, 단연코 프랑스를 먼저 꼽을 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에서는, 93년 12월 23일부터 [TF1] 방송국에서 세일러문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애니메이션 중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포커스지 95년 3월)  물론 상품도 많이 발매되어 있죠.

그리고 원작 코믹스도, 가장 먼저 프랑스에서 번역출판이 개시되었습니다.

 

95년의 프랑스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사상 최대의 붐으로 떠올라서, 번역 안된 일본어 원작 그대로 들여온 작품이 날개돋친듯 팔렸을 뿐 아니라, 동인지의 출판도 활발했다는군요.

 

물론 예로부터 프랑스에서는 [UFO로보 그랜다이저]나 [캔디캔디] 같은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어 커다란 인기를 얻은 적이 있으나, 일본의 원작이 그대로 번역간행되는 것은 드문 일로, 세일러문은 그 드문 케이스의 두번째라고 하는군요.(첫번째는 [AKIRA])

 

프랑스는 원래 반드 데시네(신문 등의 연재만화를 일컬음)라 불리는 만화가 왕성했으나, 똑같은 책의 영어판에는 완전히 그림이 없건만 프랑스어판에만 그림이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정도로, 일반 서적에도 그림이 많이 들어가는 전통이 있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일본 만화의 인기의 배경에는, TV애니메이션이 어린이 대상으로 점점 자기규제를 하고 있는 한편(“죽음”을 다루는 것도 터부라네요), 서적으로서의 만화는 거의 예술로서 다뤄지게 된 결과, 만화 자체가 너무 어른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가 되어 거리감이 너무 커져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만화를 원하고 있을만한 세대가 내버려졌다는 거죠.  거기에 메시아처럼 나타난 것이 일본의 만화라는 것입니다.  당시 프랑스의 여론은, 이 일본 만화의 인기 여세를 몰아, 자국의 반드 데시네의 인기회복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했다고도 하는군요.(실제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또, 파리 북부에서 개최된 [제34회 장난감 국제박람회]에 반다이가 부스를 내면서, 극장판 [세일러문S]의 주제가를 노래한 가수인 세가와 히로코 씨가 함께 방문했는데, 이를 보기 위하여 프랑스 전국에서 큰 인파가 몰렸던 일도 있었답니다.

 

 

- 스페인

스페인에서도 93년 12월 22일부터 세일러문 애니메이션이 [ANTENA3] 방송국에서 주 7회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 이탈리아

93년부터 애니메이션의 방영이 시작되었으며, 대형판 사이즈의 코믹스도 나왔다고 하네요.

 

 

- 독일

1995년 10월부터 애니메이션 방영이 시작되었으며 비슷한 시기에 필름 코믹스가 출시되었습니다.

 

 

- 포르투갈

스페인과 함께 애니메이션 방영중.


그밖에도, 그리스, 이스라엘, 터키,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에서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고, 관련 상품도 많이 팔렸답니다.  영국 등에서도 원작 코믹스가 번역간행되었구요.


 

★아메리카 흥행 실적

 

- 미국

95년 2월 7일 [석간 후지]에 게재된 세일러문의 미국 방영결정 기사를 끌어와 봅니다.

 

[세일러문] 미국 상륙- 가을부터 주5일 TV방영으로

 

[미국에서도 달을 대신하여 벌하겠어요]-.  일본에서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인 애니메이션 방송, 미소녀전사 세일러문S(텔레비전 아사히 계열)이 올해 가을부터 전미 텔레비전 각국에서 방영될 전망이다.

세일러문의 미국내에서의 방영권 등을 소유하는 토에이의 자회사, 토에이 동화가 미국기업을 통해 텔레비전 각사에 이 방송의 판매를 권하여, 이미 전미의 주요시장의 태반이 올해 9/10월을 목표로 방영을 개시하기로 결정하였다.  방송은 아침 시간대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회 방송 예정.

일본의 텔레비전 방송으로는 [쥬레인저]를 미국 대상으로 편집한 [파워레인저]도 전미에서 방영되어, 인기를 불러와, 미국 텔레비전 방송국에서도 [세일러문]의 고시청률획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리하여, 9월 11일부터 전미 80개국에서 방송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원본 세일러문을 본 미국 팬들은, 미스캐스팅을 비롯하여 수많은 편집과 설정 변경에 탄식을 금치 못했다고 하는군요.  미국의 방송윤리기준이 세긴 센가 봅니다 ;;

 

또, 방영시간대가 주로 아침 일찍인 경우가 많아서, 미국 어린이들은 학교에 가기 전에 매일 세일러문을 보고 간다는 기록도 있었습니다. 

 

그 밖에, KODANSHA AMERICA로부터 가이드 북이나 애니메이션 북이 나오고, 반다이 아메리카에서는 장난감 시리즈를 방송보다 한발 빠른 9월 1일에 발매하였는데, 재미있는 것은, 종류가 몇가지쯤 되는 세일러문 인형의 체형이 일본 것보다도 좀더 글래머하다는 거랄까요.  미국인의 이상적인 체형을 반영했기 때문인지, 일본보다도 어른스러운 세일러문 인형이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세일러문 원작을 보다보면, 타케우치 나오코 씨가 실제 미국에 가서 그런 인형들을 보고 와서 적은 감상이 실려 있답니다.)

 

미국의 세일러문에 관련된 일화로는 또 이런 게 있습니다.

도쿄 대학 멀티미디어 세미나 강사인 오카다 토시오 씨가, 95년 9월에 펜실베니아주립대학에서 개최된 미국의 일본 애니메이션 팬 모임 [오타콘](오타쿠의 컨벤션)에 다녀와서, 미국의 엄청난 세일러문 파워를 실감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모인 미국인들은 워낙에 일본문화에 대한 동경이 강해서, [세일러문]의 무대가 된 도쿄 미나토구의 아자부 쥬반에 가보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고, [세일러문]의 히카와 신사를 보고서 신사나 신도 등의 일본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 캐나다

캐나다에서도, 미국과 동시에 애니메이션이 스타트했습니다.

 

 

- 멕시코

1996년 1월부터 애니메이션 스타트.


 

- 브라질

1996년 3월부터 애니메이션 스타트.

 

 

이 밖에도 남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칠레, 페루에서도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오세아니아 흥행 실적

 

- 오스트레일리아

1996년 2월부터,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습니다.

 


-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처럼 1996년 2월부터 애니메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시아 각국을 포함해, 하나의 작품이 이 정도로 많은 나라에 한번에 방영되는 것은, 예로부터의 미국 애니메이션을 포함해봐도 아마 전례가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과연 킬러콘텐츠의 위력이랄까요.

비록 나오코 선생의 판권 회수 덕에, 지금은 그 어느 나라에서도 재방송이 안되고 있을테지만요 ... orz

 

우리나라도 요즘 문화콘텐츠 산업, 문화콘텐츠학 하면서 여러가지로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은데,

하루 빨리 한국에서도 전세계를 강타하는 킬러콘텐츠가 나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