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세일러문 R 논문 번역

14. 『세일러 문』에 내재하는 오늘날의 애니메이션 팬과 애니메이션...

Endy83 2009. 1. 25. 04:14

 

 

   14. 『세일러 문』에 내재하는 오늘날의 애니메이션 팬과
애니메이션 산업 및 코미케적 장소의 공생관계 비판의 측면



  앞서, 팬층의 선망을 받는 애니메이션의 인물상이, 사춘기 이전의 이성상과, 수동적 의존 욕구를 충족시켜 줄 이상화된 이성인 부모 이미지의 특이한 복합체라는 점에 대해서 서술하였다.  이것은『세일러 문』의 경우에 있어서도 적합할 것인가?


 『세일러 문』은, 성격 다른 5명1)의 소녀를 주인공으로 두고 있기2)에, 각자가 자기의 취향에 따라, 편 들 캐릭터를 찾아내는 것이 용이하여, 일단 많은 캐릭터들이 중학교 2학년생으로서 설정되어 있는 것 치고는, 신체적 비율이나 성격에는 오히려 20세 전후의 여성에 가까운 것이 상당히 가미되어 있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기대받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을 충족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세일러 문』의 등장인물은, 현재, 애니메이션 오타쿠가「니지콘」적 관심을 보일 만한 전형적인 캐릭터로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미 11절에서 언급했듯, 동인지 세계에서는『세일러 문』의 등장인물을 소재로 한 짝퉁 포르노 작품도 다수 보이고 있다.


 다만『세일러 문』의 경우, 유치원생 여자아이들에게도「동경하는 언니」상으로서 폭 넓게 받아들여질만한 밸런스 감각이 보여서, 단순한 흥미 본위의 성적 표현은 극히 억제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TV라는 미디어의 공공성을 의식한「자주적 규제」가 아니라, 오히려 앞서 언급했듯, 팬의 소망충족적인 손쉬운 캐릭터의 상업주의적 만연에 대한 제작자 측 스스로의 비판정신의 발로의 결과이다.


 즉, 그러한「애니메이션 오타쿠」와 상업주의 간의 공생관계 속 현 시점에서의 태풍의 눈과 같이 간주되고 있는『세일러 문』이라는 작품 그 자체 안에, 다른 애니메이션 작품의 경우보다 훨씬 자각적인 자기비판․자기정화를 향한 지향이 제작자(최소한 애니메이션 스태프)의 정책으로서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을 세간의 일반인들도,「오타쿠」현상에 비판적인 세력도, 이 세일러 문』을 지지하는 팬 층의 대부분조차도 현 시점에서는 이해하고 있지 않다.


 이 점에 관해서는『세일러 문』의 감독인 이쿠하라 쿠니히코 본인이 쓴 작품해제(이쿠하라,1994)를 읽는 것만으로도, 그 진지함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든다(이 해제의 일부는 본 논문의 후반에 인용하게 된다).


 그러나, 이 해제에서 직접 언급하기 전에, 필자 자신이 작품 그 자체로부터 파악해 낸, 여러 가지「상황증거」를 먼저는 제시해 보고자 한다.


 예를 들면,「극장판」의 클라이맥스와 엔딩에서 흐르는 주제가는, “Moon Revenge”라고 이름 붙여져 있는데, 그 1절 가사는 다음과 같다.


   


             やっとたどりついた愛 にぎりしめ
겨우 당도한 사랑 움켜쥐고서
小さな眠りに 安らぐひと
짧은 잠으로 안도하는 그대
閉じたまぶたにさよなら くちづけて
감긴 눈꺼풀에 작별의 입맞춤하고
時間(とき)の花園にあなた 置き去りにした
시간의 화원에 당신을 둔 채로 떠나갔죠


              愛は 夢のままでは 続かない
사랑은 꿈에 빠진 채로는 오래 가지 않아
むさぼれば 美しい しかばね それでも
탐내다가는 아름다운 송장인데 그런데도

 

              望むのなら 追いかけて来て
원한다면 쫓아와 봐요
あの口づけは赤い Tatoo(=入れ墨)
그 입맞춤은 붉은 타투(=문신)
運命の予告 刻む Tatoo
운명의 예고를 새기는 타투

             

              私になら ひとめでわかる
나한테는 한 눈에 알 수 있죠
くちびる型に 痛むTattoo
입술 모양으로 아파드는 타투
かくせないわ あなた
숨길 수 없어요 당신은
It’s Moon Revenge,woo…


              (작사:冬杜花代子)


    


 이 가사는, 연인과 침대에서 하룻밤을 함께 한 여성이, 아직 잠에 빠져 있는 남성에게 키스 마크를 남기고 먼저 떠나가며「방심했다가는 내 마음은 당신으로부터 떠나가버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당신의 마음이 나의 포로라는 증거의 각인은 이미 새겨져 있으니, 쫓아 올 수밖에 없을 거예요」라고 부르는 흔해 빠진 사랑의 노래라고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잠 든 젖먹이에 대한 어머니의「시간이 흐르면 너도 성장하여 홀로서기하여 현실 속으로 나갈 수밖에 없단다.  네가 아무리 슬퍼하건, 내가 떠나갈 때가 오는 거야」라는 마음을 노래하는 노래로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우주공간에서 키세니안에게「겨우 당도한」피오레에게 키세니안 자신이 부르는「지금은 나를 만나서 만족하고 있는 모양인데, 사실은 내가 당신을 적당한 희생물로서 붙잡아 매놓고 있는 것 뿐이야.  이대로는 빈 껍데기가 될 때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져 있을텐데.  그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가엾은 놈…」이라 노래하는 무서운 그레이트 마더의 독기 어린 사랑의 노래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세일러 문』의 세일러 전사들 스스로가, 애니메이션 팬에게 있어「키세니안」에 지나지 않게 될 가능성을 감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 세일러 전사 스스로가,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게 된다3).


 「당신은『세일러 문』이라는 작품으로, 우리들 세일러 전사에게『겨우 당도하여』마음의 평안을 얻고, 현실로부터 눈을 감고 순간의『짧은 잠』에 빠져들어, 꿈나라의『화원』에서, 현실의『시간』의 흐름을 무시한 채로 졸고 있어.  이미 당신은 나의 포로가 되어버려서 도망칠 수 없지.  하지만, 허구 속 꿈나라에 빠져 있는 중에 채워진 듯 보이는 사랑이란 부서지기 쉬운 거야(=「사랑은 꿈에 빠진 채로는 오래 가지 않아」).  그대로「졸고」있다간, 머지 않아 현실과의 사이에 파탄을 초래해서, 당신은「아름다운」나르시시즘에 빠진 채「송장」이 될 뿐이야.  그래도 상관없다고「원한다면」「쫓아와」언제까지나『세일러 문』오타쿠 노릇이나 하며 우리들을 사랑해 달라고.  하지만 파탄이라는「운명의 때」는 반드시 가까워질테고, 도망치는 건 불가능해.  이게 우리들 달(moon)의 전사들로부터의 당신에 대한 복수(revenge)야」【주】


  【주】참고로, 그 후에 입수한 작사자 본인과 이쿠하라 감독의 해설(くまさん (ed.),1994)에 따르면, 이 가사는 이렇게까지 빈정거리는 듯한 의도를 의식적으로 넣지는 않았고,「원한다면 쫓아와 봐요」이후는, 오히려「당신도 틀어박혀 있지 말고 우리하고 같이 싸워요, 안 그러면 두고 가버릴 거예요」라는 긍정적인 뉘앙스라고 한다(설사 그렇다고 해도 곡의 분위기나 타투를 모티브로 삼은 가사는 여자의 정념 같은 것이 왠지 철철 넘치는 듯해서 묘하게 더티한 향기가 괜시리 나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만).

 위에 서술한 필자의 가사 해석에 미묘한「오독」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해도「자궁적 세계에 틀어박힌 채로 게으르게 잠만 자지 말고, 바깥의 현실에 나와서 싸우라」는, 나름대로 하나의 오타쿠 부정적인 메시지가 이 가사에 들어 있다고는 할 수 있으리라.

 세일러 문은 자궁 내로 퇴행시켜 에너지를 빼앗는 그레이트 마더가 아니라,『꿈의 화원』에서의 공생상태로부터 오히려 스스로 솔선하여 분리-개체화해서, 뒤에 남겨둔 사람을 자립으로 이끄는 여신으로 삼아져 있는 것이다.

 적어도 정신분석에 관심 있는 정신 심리치료사가 이 가사를 읽으면, 아이의「분리불안」에 대한, 아이의 자립을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을 노래하는 노래…라는 연상을, 상당한 수의 사람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하게 되지 않을까.

(후일 주:이 노래의 가사와「에반게리온」의 테마 송「잔혹한 천사의 테제」의 가사 내용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눈치채신 분은 얼마나 있을런지?)



1) 단「극장판」공개 당시의 인원 수.  이미 현재는 새로운 멤버도 추가되어 9명으로 늘어났다.


2) 앞서 언급한 분류로 말하자면 히노 레이는「고압적 태도 형」, 키노 마코토는「불량소녀 형」, 미즈노 아미는「우등생 형」, 최근 등장한 텐오 하루카는「남장 미인」형, 카이오 미치루는「커리어우먼 형」이다.


3) 실제로, 이 노래는 세일러 전사 역의 성우들의 합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