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과잉적응』인가,『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인가

 

　　　13. 『과잉적응』인가,『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인가：
분리개체화에 실패한 자의 미래

　「재접근기」에 자발성을 저지당한 아이는, 그 후, 부모에게 강제라도 당하지 않는 한, 미지의 대상이나 외부 세계에 나가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경향을 강하게 띠게 되어, 스스로 부모에게 매달리는 것이 두드러지게 되고, 부모가 자신에게「해 주는」「내려 주는」것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식으로 소망을 충족시키거나, 부모가 말하기 전에 부모의 소망을 살펴 앞질러 부응해 가는 상태에 안주한다(참 편하게도 스스로 먼저 장난감을 조르는 경험이 유아기에 거의 없거나 한다).  부모가 하라고 하는 일에는 얌전히 따른다.

　친구들과의 놀이 등에서도, 자기가 무엇을 하면 되는지를 하나씩 선도해주는「형(오빠)」「누나(언니)」적인 역할을 맡아 주는 사람이 있으면 친구 관계의 고리에도 참가하나, 스스로가 직접 상대에게「○○를 하자」「○○에 가자」같이 친구에게 제안하는 일은 상당히 드물 것이다.  자발적인 것 자체에 대한 관심은, 집에서 혼자 있을 때 혼자 노는 세계 등에 등에서 어느 정도 보일 뿐인 경우가 적지 않다(중증의 경우에는, 혼자 놀기를 즐긴다는 경험 그 자체가 희소하다만).

　보통 아이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또래 집단 속에서 유행하는 것에 대해 익숙해져 있다.  그것도, 이는 그 아이 내부의 개체화된 자발적․내발적 욕구를 실현하려 하는 충동성을, 주위의 친구들이나 어른들과 맞부딪치는 중에 얼마나 어렵게 현실화되는가 하는 방향에서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것이 된다.  지금의 자신이 현실이나 타인을 상대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휘두를 수 있는가에 대해 직접 체험하며, 놀이나 대인관계 속에서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다.

　즉,「있는 그대로의 자신답게」행동하는 것과, 주위에 녹아들어가 자신 나름의 거취를 확보하는 것이 모순되지 않고 양립할 수 있을 정도의 자아를 서서히 확립해 간다.  그렇기에 학우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에 몹시 열중하여 통달하게 될 수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재미없다거나 친구와 감정적으로 얽히면 충동적으로 그 대상을 내팽개치는 일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발달 조기에 개체화를 철거당하여『거짓자기』에 의한 적응이 우위에 서 있는 아이의 경우에는, 사춘기 이전에 있어서는 학우의 대다수가 열중하고 있는 대상에는 진정한 주체적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무관심한 채로 멍청히 옆에서 바라보며 지내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친구와 어울리기」와 같은 소극적인 식으로 일단 관심을 가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그 사귀는 방식 그 자체가 묘하게「착실」해서 도에 지나치지 않는다.

　…의외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으나, 애니메이션 오타쿠의 상당수는 어릴 적에 주위의 아이들만큼 스스로 가서 만화책을 산 적도 없거니와 만화에「열중한」적도 없다.  TV 애니메이션 류도 보통 아이들보다도「얌전히」, 막연히 보고 있는 정도인 경우도 많다.  그것이 사춘기에 갑자기「눈을 뜨고」, 특별한 집착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거짓자기』에 의한 적응을 우위에 둔 아이가 주위와의 차이를 심각히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것은 사춘기에 들어가기 전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초등학교 고학년에 들어갈 때쯤부터인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제2차 성징에 따른 급격한 심신의 성장 속에서, 개체로서의 자아가 다시금 급성장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이 시기를「제2의 분리-개체화기」라고 부르는 연구자도 있을 정도이다.  이 허들을 넘도록 기대받았을 때, 그 때까지의 10년 전후의 인생 속에서「한 사람 몫의 아이」로서 얼마나 정서적으로 성숙해 왔는가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는 것이다.

　만일 초등학교 3․4학년 쯤까지 어느 정도의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받고 있었다 해도, 사춘기 이후의 괴롭힘과 비교하면, 그런대로 대수롭지 않은 수준인 경우가 많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주위로부터의 소외감이라던가, 고독감 등이 진정한 의미로 견디기 어려운 절망적인 것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춘기부터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타인의 타자성에 진정으로 직면하기 시작하여, 고독한 자아를 가졌음을 살을 에는 듯한 적막감과 함께 경험하기 시작한다.  어른스러워져 가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격차도 매우 커진다.  그 때까지 자신과 일체감을 느끼는 친구였던 인물이, 언제부터인가 자기보다도 먼저 자기가 모르는 그룹과, 자기가 모르는 세계에서 자기가 모르는 일들을 공유하며 즐기고 있는 모습을 깨닫고서「두고 간」「버림받은」듯한 쇼크를 받는 일도 있을지 모른다.

　이는 딱『극장판』스토리 속에서, 먼 옛날 어린 시절 이후로 오랜만에 재회한 마모루가, 이미 그 옛날의 마모루가 아니라, 우사기라는 여성을 사랑하기 시작한 존재라는 사실에 직면하여 쇼크를 받은 피오레와 같다(피오레는 마모루가 자신으로부터 분리독립한「타인」이라는 현실을 뭐가 어찌 되었든 부정하고자 한다만).

　아마도 이 시점에서, 주위의 타인이 기대하는 대로 수동적으로 순응만을 해 왔던『거짓자기』에 의한 적응우위의 인물은, 마치 동화 속의 보물 상자를 열고 노인이 된 浦島太郎(우라시마 타로)와 같이, 바닥을 알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주위의 많은 이들이 어느 새인가 갖추고 있는『무언가』가 자신에게는 거의 갖추어져 있지 않다.  이대로는 자신은 인간으로서 완전히 주위로부터 탈락하고 만다」.

　그러나 그 인물은, 그 때까지의 자신에게 결여되어 있던 결정적인 것이,「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아이다운 자발성을 길러서, 그것으로 주위와 갈등을 일으키면서도『합의점을 찾을(즉 이쪽이 일방적으로 타협하는 것이 아닌)』만큼의 자아의 힘을 길러, 경험을 쌓고, 타인과 개인 대 개인으로서의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는」것 그 자체라는 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막연하게는 그 사실을 깨달을지도 모르나, 주위는 점점 어른이 되어 간다.  지금 와서「한 사람 몫의『아이』가 되는 것」으로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하면 더욱더 뒤처짐을 인정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진정 직면하고 싶지 않은 것은, 그런 식으로 자신이 주위의 인간과 다르다는 점 그 자체인 것이다.

　이 단계에서『재접근기』에 자발성을 저지당한『거짓자기』에 의한 적응타입의 인물의 미래는 양극단의 두 갈래 길로 나뉘어지기 시작한다.

　즉, 한 쪽은,

1.자신이 실은 미성숙하다는 점을 훌륭하게 감춰 줄만한『갑옷』으로서의, 그 어떤 사회적인 가치를 갖추고자 과잉될 정도로 노력하기 시작하는 경우

이다.

　요컨대, 종래 수동적이었던『거짓자기』에 의한 현실적응을 보다 고도로 높이는 방향으로 능동화함으로써 타개하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쪽은,

2.잃어버린 주위와의 일체감을, 허구 세계의 등장인물(또는 자신의 존재를 초월한 카리스마적인 것)과의 관계, 또는, 그 허구 세계(초월적 존재)를 사랑하고 있는 다른 동호인과의 관계 속에서 달래고자 하는 경우.

　이 2번의 경우, 그 집단 구성원의 시선은 실은 직접 타인으로서의 서로서로에게 향해 있는 것이 아니다.  개별 구성원은 허구세계(초월적 존재) 쪽만 바라보면서, 자신과 같이 그 존재를 바라보고 있는 동지가 있다는 것에 일체감을 발견한다는 간접적인 형태인 것이다.  요컨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착각의 공유에 가깝다.

　이 경우, 현실에 대한 적응은 자신이 그 허구 세계를 즐기는 것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현상 유지되어 가는 정도로 확보되어 있으면 된다.  다른 동호인과의 관계도, 상당히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대인관계 차원인 경우로부터, 매우 간접적으로, 거의 공상적에 가까운 연대감인 수준의 경우도 있다.  즉, 서클 활동과 같은 구체적인 대인관계¹⁾인 경우로부터, 상업지나 동인지 쪽의 투고나 인터넷 등에 의한 관계, 상업지나 동인지의 수동적인 독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그 잡지를 통해 같은 즐거움을 가지는 자가 전국에 있다는 연대감, 그리고(이것은 외부인은 이해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으나)「이 똑같은 애니메이션 방송을 똑같은 시간에 전국의 수많은 동호인 동지가 즐기고 있을 터다」라는 거의 공상적인 차원에서의 연대감 그 자체가, 애니메이션 팬을 고독으로부터 구하는 귀중한 끈인 경우가 있다.  TV 애니메이션에, 채널(=통로)만 맞추면 전국의 동지와「이어지는（채널링하는)」것이 가능하다는 공상을 불러일으키는, 용이하게 공상 속 공동체의 참가자가 될 수 있는「전국 일제 동시 이벤트」같은 성격이 없었다면, 애니메이션 붐은 이렇게까지 발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단, 다음의 사항에 주목해야 한다.

　1번의 현세적인 가치를 획득하여『갑옷』으로서 지님으로써 주위로부터『버림받는』불안을 방지하려 하는「과잉적응」타입은, 언뜻 보기에 2번의 전형적 오타쿠형과는 대조적으로 차원이 다른 존재와 같이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발성을 철거당하여 순응적인 어린 시절을 보내고, 개체화된 자아를 확립하지 못하고서, 타인에게『버림받는』분리 불안이 강렬하여, 자아의 취약성을 지킬 그 어떤「보호해 주는 것(갑옷․허구 세계)」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공통된 심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타인과는 일종의 역할적인 관계로서만 표면적으로 원활히 관계하려고 하여, 그 역할 내부에 있는 퍼스널적인 자신의 영역을 서로 중첩시키는 일은 없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설사 서로 육체적으로 알몸이 되어 교섭을 가졌다고 해도 그렇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보다도 저 양 쪽의 심성은 유사하여, 동일 인물이 1번 2번 두가지의 측면을 겸비하고 있거나, 무언가를 계기로 한 쪽으로부터 다른 한 쪽으로「변신」하는 경우조차도 드물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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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점에 주의하면서, 잠시, 언뜻 보기에 오타쿠와는 정반대인 1번「현세적 가치에 대한 과잉적응형」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묘사해보고자 한다.

　이 타입의 인물은, 개체화된『참자기』를 기르는 대신, 오히려 가능한 한 즉시 뒤처짐을 회복시켜, 주위 사람과의 대등함을 보증해 줄 만한 것을 갖추기에만 열중한다.  실은 그것은 그 때까지도 부모나 교실 집단을 상대로 행해 왔던『거짓자기』에 의한 적응이라는 전략을 더욱 다급한 형태로 능동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어떤 이는 공부에 매달려, 일류 중․고․대학에 들어감으로써 안정된 인생의 기차표를 손에 넣으려고 할 수도 있다.  어떤 이는, 갑자기 스포츠에 열중하기 시작하여, 체력이나 육체적 남성성, 운동부의 리더로서의 지도력으로 인정받고자 할 수도 있다.  그 경우, 축구 등의 쉽게 인기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스포츠에 전념할 수도 있다²⁾.

　또한, 학업성적 전반에서 우위에 설 자신이 없는 어떤 이는, 어느 특정한 분야…과학이나 정치나 군사나 역사나 사회문제에 대한 책을 탐독하여, 그 분야에서는 주위보다도 절대적으로 우위에 섬으로써 자신의 존재의의를 주위로부터 인정받으려고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꼭 부모나 교사가 기대하는 인간상에 부합하고자 할 필요도 없어진다는 점에 주목해주었으면 한다.  어떤 이는, 패션 잡지를 탐독하여, 용돈 전부를 옷이나 악세사리에 부어넣어 실제로 거리를 다니는 중에, 또는 지식이나 정보로 주위가 돌아보도록 할 수도 있다.  어떤 이는, 다이어트하여 스마트한 체형을 갖추면 더 이상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라 믿을 것이다.  어떤 이는, 우연히 알게 된 불량 선배에게 어른의 향기를 느끼고, 이 사람을 따라가면 뒤처짐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고 불량집단이나 폭주족에 들어갈 지도 모른다.  어떤 이는, 우연히 유혹해 온 이성에게 몸을 맡김으로써, 한번에 어른으로의 의식을 행할 수 있으리라 믿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지금의 자신 안의 미성숙한 있는 그대로의『참자기』를 성장시키는 것과는 연결되기 어렵다.  오히려 그러한 자신들의 미성숙을 감추는『갑옷』을 갖추려는 몸부림인 것이다. 지금까지보다도 더욱 더『거짓자기』에 의한 적응을 철저히 함으로써 타개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오해가 없도록 말하자면, 일류 대학을 꿈꾸는 사람이나 운동부에 열중하는 사람, 패션 잡지를 탐독하는 사람이 다 같이『거짓자기』에 의한 과잉적응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매스컴에서 말하는 것이나, 친구들 간의 유행 등에서 뒤처지는 것이나, 타인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실제로는 그다지 하고 싶지도 않은 일조차 무리하여 발돋움하여 자신을「맞춰서」해버리는 것 자체는 누구에게도 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개체화된 욕구를 주위의 현실과의 갈등 속에서 호된 경험을 해 가며 충족시킬만한 자아를 성장시켜 온 건전도 높은 사람들과, 재접근기에 자발성을 밑동부터 저지당한 사람들과는, 그『과잉적응』을 향한 심리적 강박과 불안 정도의 차원이 근본부터가 다르다.

　전자의 건전도 높은 사람의 경우에도, 다소 무리를 되풀이하는 일이나, 자신의 마음을 속이는 일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함으로써 자신이 만족하고 있는가 따분해하고 있는가 등을 끊임없이 자신의 내부에서 액세스하여 조합․확인하면서 그 활동을 자신 안에서 통합해 간다.  그 사람의『참자기』와 항상 어느 정도의 타협을 해 가면서 그러한 일에 맞닥뜨리는 것이다.  스스로가 재미없다고, 견딜 수 없다고 여기면, 그 때는 깨끗이 빠져나올 수도 있거니와, 친구 관계의「사귐」으로서 별로 흥미가 없는데도 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렇게 표면적으로 주위와 맞추고 있는 자신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으므로 어깨에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 있어서, 필요 이상으로 그것에 에너지를 투자하거나 하지 않는다.  가끔 빼먹거나 도중에 빠져나갔다가는 되돌아오는 일도 아무런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요컨대 그 사람의 재능이나 능력이나 그것을 하고 싶다는 내발적인 흥미와 기본적으로 일치하는 방향으로의 노력이라서,『자기자신을 기만하고 갑옷을 두르기 위해서』가 아니라,『한층 더 자기자신이 되기 위한』노력인 것이다.

　한편, 후자, 즉 어린 시절에 자발성을 철거당하여『거짓자기』에 적응해 온 인물의 경우에는, 취약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정체」를 주위에「간파 당하」고「버림받는」불안으로부터, 무언가 이상한 절박감을 등에 진 채로 완벽히 갑옷을 갖추고자 하기 때문에,  「자신은 자신」이라며 마이 페이스를 유지할「여유」와 같은 것이 없다. 독특한 차갑기까지 한 잔혹함으로 자기자신을 혹사시키며 그 일에 향하려고 한다.

　만일 그러한『갑옷』을 갖추는 것에 실패하면, 지금의 자신이 나이에 맞는「인간으로서 중요한『무언가』」를 완전히 결여한 상태의「실패작」임을 확실하게 선고 당하게 된다는, 경련마저 일으킬 듯한 절박감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열중」이라기보다, 무언가에「협박」당하여 필사적으로 명령대로 움직이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거기에는 독특한 경직된 완전주의가 내포되어 있어서, 그것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자기 인생의 운명이 전부 결정되어 버리는 듯한 거의 망상적․마술적인 신념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섭식장애자가 체중을 줄이는 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고 ale는 고집스러운 신념 등이 알기 쉬울 것이다).

　한편, 그 길에서 자신보다도 뒤지는 존재와 조우하면, 그 상대의 불안전함을 잔혹하도록 경멸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이 되면 공부 못지않게 테니스나 미팅에서 놀아야만 하고, 되도록 빨리 육체관계를 가져야만 한다.  하지만 4학년이 되면 취직 활동에 전념하여 명망 있는 기업에 취직해야만 한다.  또는 단순히 일반 기업에 취직하기보다도 가치 있는 자격이나 전문기능을 취득해야만 한다.  사회적인 스테이터스 면에서는 레일에서 벗어났다 하더라도, 잡지 등에 넘쳐나는 라이프 스타일(패션, 체형, 연애, 놀이, 소유물)을 완벽히 구현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는 심한 정도의 강박 속에서 그들은 살고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은 욕망의 충족으로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불안과 공포에 협박당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그들은 사실, 주위 사람의 리얼하고 퍼스널적인 삶의 방식이나 사물의 인식법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대인관계를 맺을 힘이 없다.  그렇기에 타인의 표면적인 인상이나, 타인이 흘러가는 말로 입에 담은 것이나, 매스컴 매체에서 이야기하는 약자상(像)에 정면으로 영향을 받고, 더욱 거기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여, 일그러진 대인 인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그 인물과 표면적․역할적으로밖에 관계하지 않는 주위 사람들 대부분이 눈치채지 못하곤 한다.

　「자신이 여고생에게 연애감정을 품고 있는 것을 주위가 알게 할 수는 없다.  그런 건 대학생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라고, 착실하고 활동적이며 성적도 좋고, 언제나「지인들」의 화제의 중심에 있으며, 동급생 여학생들과의 데이트에는 부담없이 응하는 서클의 리더가 말했다.

　「만일 자신이 삼수했다는 걸 주위가 알게 되면 따돌림당할 것이다」라 말하는 학생은 필자가 부럽게 여길 정도의 핸섬 보이였다.

　「자신 이외의 대학생은 다들 친구를 만들어 즐겁게들 지내고 있다.  그 증거로 나와 같은 식의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을 말해주는 학생과는 아직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다(이와 같은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을 가진 학생끼리 자신을 드러내고『만나는』일이 있을 것인가?)」

　「자기만 애인이 없고『경험』해보지도 못한 것 같다」

　그들은 모두, 자신만이 따돌림당하고 있지 않나 두려워하며, 그것을 마법과도 같이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하며, 필사적으로 주위에게 평가받을 만한 인간이 되려 노력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와 같이 경련을 일으킬 듯한 여유 없는 완전주의를 숨기고 있으면서, 거기에 그것을 자신의 유기체적인 욕구와 무관하게 자신에게 강요하는 식으로 행하려 하고 있기에(거기에는 그 활동을「즐길」마음의 여유도 없다), 심신의 소모를 심화시켜 중도에 허덕일 가능성도 높고, 마치 반동과 같이 터무니없는 절망감과 무력감에 빠져들게 되기도 쉽다(그렇게 억울하게 가라앉는 것조차 스스로 용서가 안 되게 되면 심신증적 신체증상화될 수밖에 없다).

　그와 같은 억울함은 무언가를 계기로 좌절한 경우 뿐만이 아니다.  타인이 봤을 때 훌륭한 달성이나 충실한 체험을 한 직후에, 본인도 충분히 지금은 흡족하고 편안해하고 있음에 틀림 없으리라 타인이 여기고 있을 그 때, 그는 집에서 맹렬한 억울상태 속에 틀어박혀 있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종류의 인물은 보통 정도의 활동성 결여와 완전한 억울․무기력에 빠져드는 히키코모리 상태를 심히 불안정하게 왕복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그런 자신의 불안정한 면은 가족이나 심리치료사 외에는 드러내지 않곤 한다.

　게다가, 편리하게도 이러한 종류의 인물이 지향하고 있던 목표는 심히 접근하기 쉬운 것이 많기에, 영원히 좌절감에 빠져들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많다.  그 인물은 무력감에 꺾인 꼴사나운 자신을 그대로 부인해버리는 식으로, 얼마 지나면 다시, 성공하면『마법의 통행증』이 될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다시 사법시험을 노리기 시작하고, 다시 다른 대학에 재도전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경우들 중에서 감쪽같이 그『갑옷』의 획득에 성공하고 마는 인물도 나올 것이다.  여기에는 굉장히 고도의「겉보기만의『적응』」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  즉, 학업도 우수하고, 친구 관계도 좋고, 같은 세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는 것에는 대강의 관심을 가지며, 이성과 데이트를 거듭하여 육체적으로도 깊게 관계하고, 일류 기업이나 고도의 전문직에 취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자신이 만족하는가 아닌가」가 아니라「주위에서 인정받는 것」으로 안전감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유일한 동기부여가 되고서 그 위에 능력이나 체력이나 운이 받쳐준다면, 한쪽의 극으로서 일부의 사람이 도달하게 되는 사태이다.

　다만, 신체적․내발적인「참자기」로의 액세스가 결여된 채로「기대받는 인간상」그 자체가 되려고 함의 폐해는, 예를 들면,(자기 몸으로부터의「지나친 무리」라는 신호를 무시하고서 과하게 활동한 반동으로서 발생하는)심신증적 신체증상, 가치관의 고정화, 자발적 창의 결여, 사적인 차원에의 진정으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나 반려자의 부재(편하게도 집안 사람 상대로는 폭군적이거나 극도로 의존적이거나 하다)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³⁾.

　거기에는, 지금도 끊어질 듯한, 팽팽하게 긴장한, 살얼음을 밟는 듯한 외관상의 안정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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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와는 언뜻 보기에 대조적인, 2번「현세적인 것으로부터의 히키코모리」방향으로 향하는 경우.

　애당초, 아이다운 자발성을 철거하여「손이 가지 않는 착한 아이」로서 자란 아이는, 집단주의적인 일본의 풍토와, 개성이나 자발성보다도 수동적․획일적인 학습이나 규율에 대한 순응을 요구하는 일본의 교육풍토에 있어서는, 수동적인 형태이면서도 오히려「적응적」이기까지 하다.

　이러한 아이는 최소한 사춘기에 이르기 전에는 성적은 나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겠다 싶다.  평범한 아이라면 관심을 가지는 놀이에도 흥미를 가지지 않으므로, 그렇게 타인으로부터 강제당하지 않아도 적당히 공부는 쫓아갈 수 있다.  물론 대인관계의 형성에 있어서는, 그 수동적임과, 부모형제나 친구들 사이에서 호된 경험을 해 가며 대인관계능력을 기르지 못한 채로의「순진함」「경직성」때문에 어떤 부적응이 나타나기 시작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아이가 또한 사춘기에 이르러, 제2성징에 수반하는 내부로부터의 충동성의 두 번째 발산을 겪게 되었을 때, 그 아이 안에는 그러한 스스로의 내부로부터의 충동을 현실의 대인관계와 타협시킬 수 있는 식으로 소화해 갈 능력이 아직까지 미숙하기에, 마침내 본격적으로 외적 현실에 대한 부적응이 현재화되기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의미로,「성적 좋은 우등생」이 되는 것에 좌절하는 경험이 빠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늦으면 대학 입시부터 대학 입학 시의 적응시기까지 발생한다.  이것은 단순히「경쟁에서 졌다」라 할만한 일이 아니다.  지능지수 상으로는 충분히 그 학교에서 성적 상위권에 들 수 있는 잠재력의 소유자이면서도 어째서인지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잃는 청소년은 결단코 적지 않다.  얌전히 순응적으로 공부하려는 것을 방해할 정도의, 해소할 길 없는 정서적 욕구 불만을 스스로 잘 처리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설사 학업에 대한 적응은 유지되었다고 해도, 정서적인 욕구불만은 그 어떤 현실의 대인관계 이외의 대상으로서 대체하여 충족시킬 수 밖에 없게 된다.  옛날 같았으면 이를 시나 문학의 세계에서 추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시각을 수반하는 만화책․애니메이션․컴퓨터 게임 류가 그러한 정서적 만족의 대상으로서 일단은 선택되기 쉽다. 

　이러한「현세로부터의 퇴각」타입 중의, 오타쿠 취미가 학업에 대한 적응과 양립하는 서브 그룹은, 화려한 젊은이 문화에 대한 적응이나, 일류 기업으로의 취직 같은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해도, 격한 경쟁이나 대인관계에 노출되지 않고서도 자신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 줄 만한「견실한」직업을, 그야말로 학력만 믿고 따내려 하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교직원이나 군인을 포함)이나 기술전문직 지망 등이 전형적일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희망이 현실을 음미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도중에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

　학업에 대한 적응과도 양립하지 않게 된 서브 그룹의 경우에는, 수입은 한정되어 있으나 비교적 구속받지 않는 직업을 잡거나, 오늘날 반쯤은「상업화」되어 있는 동인지나 애니메이션 업계 쪽에서 반직업적(semiprofessional)인 일로 연명하거나, 어느 정도 부모에게 얹혀 사는 생활에 안주하게 된다.  이런 일부에서 말 그대로 진정한「히키코모리」상태에 가까운 인물도 포함되게 된다【주】.

　【주】조금 관점을 바꾸어 말하자면, 오타쿠라 하면, 모두 동인지를 그리거나 코미케에 다니거나 성우나 애니메이션 가수의 이벤트를 쫓아다니거나 하는 듯이 오늘날 믿고들 있기 쉽다.  매스컴의 표현 방식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활동이나 이벤트에 발을 담글 용기도 없거나, 오타쿠 끼리의 대인관계 그 자체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혼자서 또는 고작해야 두세명의 가까운 동호인 동지를 가진, 애니메이션 잡지에서 정보를 얻어 애니메이션 상점에 가끔 들락거리는 정도의 인물도 적지 않다는 것은 오늘날 간과되고 있다.  이와 같은「비조직적인, 집단으로서의 응집도 낮은 오타쿠 층」쪽이, 실은 코미케에 출입하거나 하는 층보다도 훨씬 많을 것이다.

　또한 나아가, 이미 부인이나 자녀를 두고, 고지식한 직업에 종사하면서도, 밤이 되면 아이와 함께『세일러 문』을 보기를 진정으로 기대하고 있는(아이가 본다는 것은 대의명분으로, 사실은 본인이 가장 기대하고 있음)「숨은 오타쿠 층」도, 요즘의 젊은 사회인이나 가정에는 실로 잔뜩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중년에 가까운 샐러리맨이『소년 점프』를 전철 안에 읽고, 러브 호텔에 TV용 게임이 놓여 있는 것이 드물지 않은 시대이다.  연애결혼하여 자식이 있는 아버지가 세일러 전사를 꽤 진지하게 감정이입하고 있는 것도 어쩌면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현재인 것이다.

　오타쿠 문제를 논할 때에, 이와 같은 저변 확대라는 관점이 쏙 빠져 있다는 점도 적지 않은 것은 한번쯤 돌아봐야 할 점이리라. 　 　

　종래의 오타쿠 무브먼트는, 한 때의 학생운동에 좌절했던 반체제의 생존자가, 그 조직력을 이용하여「순한 양」인「히키코모리 형」오타쿠 층을 선도하여 하나의 유토피아적인 커뮤니티로서 조직화한 것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이렇게 단순화하는 것에 이의를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겠다만).

　그러나, 원자력발전소 반대 운동이나 환경 운동이 오타쿠 층 끌어들이기에 실패한 부분에서, 엘리트 오타쿠의 명백한 세대교체와 질적 전환이 발생한다.  즉, 앞서 서술한대로, 오늘날의 성인 사회나 젊은이 문화에 과잉적응하려 하면서도 결국 이에 좌절한 1번 그룹이 재가입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히키코모리 형」과 비교하면, 표면적인 차원에서의 행동력과 빈틈 없는 사회성은 있으므로, 주류 어른 사회나 젊은이 문화 속에서는 엘리트가 될 뻔 하다 실패한 대신에, 오타쿠 사회 속에서 엘리트가 되려고 하는 굴절된 권력 의지에 사로잡혀 있다.

　이렇게,「한 때의 반체제문화, 또는 오늘날의 어른 사회나 젊은이 문화에 한번은『과잉적응』하려다＜현실로부터 좌절한＞층」과「처음부터 현실세계에서의 경쟁에서 피해 버렸던＜히키코모리＞층」과의 역할 분업과 무의식적 공모를 근원에 두고, 그러한 취미를 가진 인간끼리가 미디어나 코미케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적 네트워크를, 상업주의로부터의 측면적 지원을 받아가며, 마치 현실세계 속의 배타적「자치령」으로서 형성한 것이 오늘날의「오타쿠 사회」인 것이다.

　이처럼, 실제로는 오타쿠 집단 속에도 상당히 출신도 성격도 다른 서브 그룹이 존재한다만, 그들 전체에서 공통되는 키워드가『재접근기』에 있어서의 자발성의 철거에 따른「분리－개체화」의 실패와, 그 이후의 자신을 보호해 줄 대상(당초에는 부모이나 나중엔 매스 미디어)에게 평가받는, 승인받는 것만을 하려고 하는『거짓자기』에 의한 과잉적응 경향이라고 필자는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조기대상관계상의 문제에 대한 검토 없이, 어렸을 적부터 TV 등의 유사현실에 둘러싸여 자라난 것을 원인으로서 문제시해봐야, 그것은 안이한 희생양 만들기에 지나지 않으며, 오타쿠 문제의 근저를 뽑아낼 수는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TV나 컴퓨터에 익숙한 환경에서 길러도 오타쿠와는 인연이 먼 아이는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오타쿠적인 젊은이에게는 고지식함이라기보다 어떤 류의 정서적「경직성」과 같은 것이 붙어다닌다.  패션이나 사고방식에 있어서도 획일적․수동적인 것이다.

　즉, 오타쿠의 복장은 일반적으로 수수하지만, 몇 살이 되든 부모가 사 준 옷만을 입고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은 곧잘 지적된다⁴⁾.

　나아가, 이미 언급했듯이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한 기호나 감상의 서술법에서도, 매우 상투적이고 베낀 듯한 표현이 많다.  다른 동호인과의 취향이나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한 내성이 낮고, 오타쿠 저널리즘에서 이미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가에 민감하여, 그런 의미에서는「권위주의적」이기까지 하다.

　그들이 현실사회의 일반적 가치규범으로부터 회피하고 틀어박히는 것은, 그러한 세간의 일반적 가치에 대해「무관심」하거나, 혹은「반항」하여 자기를 주장하려고 한다기보다, 오히려 주로 매스 미디어를 통하여 체험한, 세간의 일반적 주류 가치관을 보통 사람들 이상으로 예민하게 의식하여, 그러한 이상에 비하자면 자신은 선호받기 어려운 존재이자 이미 낙오자일 것이라며 매우 강한 자기혐오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소위 말하는「퇴각신경증자」의 심성이다).

　즉, 그들은 자신이 사회의 주류적 가치관(이라 그들이 믿고 있는 것)에 기초한 경쟁에서 승부해봐야 이길 수 없다고 느끼고 있어서 처음부터 숙이고 있는 것뿐이며, 만일 스스로에게도 가능하다면, 사회가 기대하는 인간상으로「순응」하여, 적자, 승자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굴절된 권력 의지와 나르시시즘을 강렬히 숨기고 있는 경우조차 적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경우에서조차「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진정으로 그러한「현실 속에서 잘 나가고 있는」듯이 보이는 그룹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라고 있을까.  오히려「그 사람들은 잘 나가고 있는」듯 보이는 그 자체를 질투할 뿐이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자신 안에 있는 질투 자체를 스스로 인정하고프지 않은 것뿐이 아닐까.

　사실은, 오타쿠 자신이야말로 자신만의 사물에 대한 인식 방식을 죽인 그 시점에서 매스컴 등에서 사회의 주류적 가치관으로서 다루는 것을 규범으로서 받아들여 버린 다음, 세간에서 잘 나가고 있는 듯이 보이는 인간에 대한 질투와 선망 속에서 쳇바퀴 돌고 있는, 적어도 가치관 상에서는 현대사회에 너무도 순응해 버린 인종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한 때의 반전 운동이나 학생 운동에서 볼 수 있었던, 기성 가치관을 대신할 새로운 가치, 대항문화의 형성이라는 아이덴티티 요구적인 측면은, 실상 오늘날의 오타쿠 문화에는 극히 희소하다.  언뜻 보기에 자기비하적이고 피해의식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기본적인 가치관이란 실제로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이라, 어른들과의 노골적인 대립에는 오히려 회피적이다.

　그리고「자신들은 그 어떤 누구에게도 민폐를 끼치고 있지 않다」「자신들은 이상하지 않다」라 굳게 주장한다.

　…필자는 이러한 특성이,「재접근기」에 있어서의 아이다운 자발성을 저지당하여, 그 후에는 현실에 대한 소극적 순응을 지속하여 온 영향이라는 시점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렇게 오타쿠의 굴절된 권위복종으로의 갈망에 답하는 식으로, 의존적․수동적인 상태로 있어도 소망을 충족시켜 주는「대리모」, 키세니안의 역할을 수행해 주는 것이, 오늘날의 상업화된 애니메이션․만화․게임산업-정보-유통-소비의 네트워크이다.

　그들은「상업주의」를 매우 경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적지 않은 수가 동인지 시장에서 취하고 있는 것이란 그야말로,「인기 우선」인 상업주의의 피상적인 캐리커쳐 그 자체인 것이다! 만화책이나 게임은 둘째 치고, 바로 애니메이션에 관해 말하자면, 팬 자신들 사이로부터의「아래로부터의 붐」으로서 자연발생적으로 히트친 작품은 이미 존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해서 무엇에 흥미를 가지고, 무엇을 즐길 것인가 하는 그 자체조차 자발적인 흥미를 따르지 않고, 오타쿠 저널리즘이나 코미케의 네트워크라는 권위에 의해 승인 되는가 아닌가에 의존하는 부화뇌동적․영합적 경향 그 자체가, 그야말로 애니메이션산업-정보-유통-소비 네트워크라는 키세니안적「대리모」에 대한『거짓자기』에 의한 과잉적응이자,「분리－개체화」의 제지인 것이다.

　그들은 현실 사회에 적응하고 승자가 되지 못한 대신에, 오타쿠 사회 내부에서의「우등생」으로서 보호와 승인과 인체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주】.

　물론 이러한 네트워크가 가능하게 된 배경으로서, 그렇게 사회의 주류적 가치규범에 대한 적응으로부터는「도피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가처분소득을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는 소비자로서의 오타쿠의 존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물질경제적으로 풍족한 사회가 그 배경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이미 서술한 바와 같이,「거짓자기」에 의한 적응은, 겉보기 상으론 극히 고도의 현실 적응에 도달한 경우가 있다.

　애니메이션 오타쿠의 세계에도, 한편으론 학교 생활에서 부적응에 빠져 있거나, 친구가 한 명도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팬의 집회 등에 참가하는 것조차도 주저하여, 경제적 자립에 도달할 수 없는「적응수준 낮은」층이 있는 한편으로, 직업생활 등도 빈틈 없이 해내며, 사람도 잘 사귀고, 복장 등도 세련된「고도로 사회성 있는」한 무리도 존재한다.

　그들은 매스컴 업계 등에서,「평범한」사회인과 빈틈없이 관게를 맺는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평범한」매스컴 관계자 그 자체가 되는 일은 없으며, 애니메이션의 실제 제작에 관계하는 사람들과도 전혀 다른 세계 사람인 듯 하다.

　…이러한「적응수준 높은」오타쿠적 인물의 대부분에도 통용되는 성격 특성은, 본 논문에서 기본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아니, 굳이 말해두자.  필자가 본 논문에서 전개한「『재접근기』에 있어서의 분리개체화의 실패 결과로서의『거짓자기』에 기초한 과잉적응」이라는 현상이 가장 전형적으로 들어맞는 사람들은, 저러한 적응수준 높은 엘리트 오타쿠 속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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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 그 취미 세계의 화제를 훨씬 넘어서 마음을 서로 열고 순수하게 퍼스널적인, 사적인 신상의 이야기를 나눌 정도의 관계에 들어가는 것은 교묘하게 회피하기 쉽다.

2) 에가와 타츠야『도쿄 대학 이야기』(「빅 코믹 스피릿츠」연재)는, 주인공 무라카미 나오키를 통해, 이러한 인물의 내면을 실로 통찰력 있는 표현으로, 세심하게 잡아내 그려내고 있다.

3) 아세가,1993

4) 최근에 여성 오타쿠 층에서,「핑크 하우스 계」등이라 불리는 독자적 패션을 선호하던 시기도 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