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무기한 휴지 중인 세일러문 뮤지컬.
10주년 때만 해도 설마 2005년에 이렇게 휴지를 맞이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오랜 세월동안 세라뮤를 지탱해 왔었던 두 분의 대담이 있어 번역해 봅니다.
'캐릭터 뮤지컬'이라고 정식 명명은 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그런 특수(?) 분야를 개척하신 선구자들의 이야기라 흥미로운 고생담[...]들이 많네요.
영상으로는 다들 좋은 경험이다 추억이다 이런 얘기들이 많지만
그 뒤에서 얼마나 많은 고생들이 있었을지 엿볼 수 있는 대담입니다.
종합연출/각본가 사이키 쥰야 &
작곡/음악감독 코사카 아키코 스페셜 대담
뮤지컬 세일러문을 10년간 저변에서 받쳐온 종합연출/각본가 사이키 준야 씨와 음악감독 코사카 아키코 선생님의 특별 대담.
지난 10년간의 추억 이야기는 물론이고, 무대 연출이나 작곡/레코딩에서의 고생담 등이 수북하다!
- 먼저 뮤지컬을 처음 만들었던 당시의 일을 들려주세요.
사이키 : 제일 처음에 만들었을 때에 얘기했던 것은 스태프들 의식의 통일이었네요.
코사카 :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으니까요. 당시, 캐릭터 뮤지컬이라고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없었기에 모두가 생각하는 방향성이 달랐습니다.
사이키 :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인형옷 쇼에 털이 달렸다는 정도의 인식도 있었거든요. 결국 어디 옥상에서 하는 쇼 같은 거라면 공짜로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돈을 받아가면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또 팬들의 문제도 있어서 애니메이션 팬이 있는가 하면 세일러문만의 팬도 있잖아요. 출연하는 여자애들의 팬도 있고요. 이쪽저쪽의 팬들로부터 전화나 편지가 상당히 왔었어요. "무엇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라는 것을 가장 먼저 모색했지요. 3년 정도 걸렸으려나요?
코사카 : 그렇지요.
사이키 : 코사카 씨가 제일 고민하셨었지요. "뭘 만들어야 될지 모르겠다"며 싸웠습니다.
코사카 : 음악을 말로 전달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인데, 예를 들면 방향에 따라 사운드도 전부 달라지고요, 피아노만, 기타만, 오케스트라로 하는 음악까지 있지요. 여러가지 아이디어는 나오는데 하나의 작품 속에 음악으로서 성립할 것인가? 탁상공론이 계속 이어졌어요. 만들고 있을 때는 1년 하고 끝날 줄 알았지요(웃음). 이런 무리를 시키다니 할 정도로 무리한 일들 뿐이었으니까요. 어쨌든 여러가지로 어려웠어요. 아직 그 때는 오디션도 안 했던 시기였고요.
- 언제부터인가요? 전사의 오디션을 보기 시작한 것이?
사이키 : 우라누스/넵튠의 등장부터였지요. 캐스팅은 난항이었습니다. 세일러 문의 세계니까 "다리가 예뻐야만 한다"라던가, 캐릭터를 생각하면 "쥬피터나 우라누스는 170cm 전후는 되어야 한다"라던가 제약이 있었으니까요.
- 치비우사를 뮤지컬에 등장시킨 것은 모험이었나요?
사이키 : 아역은 아역 자체로 다른 무대에도 출연할 기회가 있으니까, 어떤 의미로는 세일러 전사보다도 레벨이 높았지요.
코사카 : 딱 중학생 정도가 되면 받아주는 뮤지컬이 없어요. 아역을 요구하는 뮤지컬은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는 중고등학교 학생은 괴롭지요. 그라비아나 이이돌 탤런트를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사이키 : 치비우사가 들어왔을 때보다 스타 라이츠가 들어갔을 때에 변했지요. 그 캐릭터가 들어간 것으로 인해 뮤지컬의 인기가 폭발했으려나(웃음).
- 역대 세일러 전사를 연기했던 분들의 추억 등을 들려주세요.
코사카 : 처음에 곡을 쓸 때는 그 캐스트의 느낌이나 역량에 맞춰서 쓰고 있습니다만, 새로 들어온 사람은 기존의 곡을 불러야만 하지요. 그렇게 되면 지도를 해 드려야 하고요. 그런 고생이 생기기 시작했죠. 네 명이 있으면 네 명 모두가 목소리 성질에서 음역까지 서로 달라서 그런 네 명에게 같은 곡을 부르게 하는 것이 아주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사이키 씨가 굉장하구나 하고 생각했던 점은, 세일러 문 역을 맡는 아이에게 "네가 주인공이야. 모두의 리더란다"라는 얘기를 제대로 연출 부분에서도 전달하는 부분입니다. 보통은 아무래도 경력 있는 사람과 연배 있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게 마련인데, 딱 주인공을 먼저 생각해 줘요. 그 부분은 저도 배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키 : 그렇지만 제일 힘든 점은 학생이니까 저녁쯤에나 연습에 올 수 있다는 점이지요(웃음).
코사카 : 레코딩도 그래요. 전사들이 잔뜩 들어오면, 하루에 두 곡 하는 게 한계예요.
사이키 : 세일러 전사 역의 여자애들이 도중에 바뀌어서, 팬들로부터 "어째서 바뀐 것인가?"라는 편지를 받곤 합니다만, 대부분은 입시가 원인이예요. 그런 의미에선 세일러 전사의 연습 스케줄 잡는게 아주 큰일이지요.
- 제일 인상 깊은 공연은?
코사카 : 역시 1년 째의 제일 첫 작품이겠지요. 그 때만은 천추락(제일 마지막 공연-역주)을 보고 눈물을 흘렸으니까요. 불안했기도 하고, 감동했기도 하고, 뭔가 하나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사이키 : 그렇지요. 기자발표 때에 관계자가 "괜찮아요?"라고 묻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저로서는 관객들 반응이 "웃기고 자빠졌네"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아이들로부터 "가짜다"라는 반응도 있었고... 인형옷 세일러문 쪽이 더 진짜 같다고 느꼈던 거겠지요. "가짜 세일러문이다"라는 소릴 듣는게 참 힘들었어요.
코사카 : 턱시도 가면이 노래를 부르니 다들 웃었으니까요(웃음).
사이키 : 원작자 타케우치 나오코 선생님이 원작과 무대 의상의 색 차이에 대해 굉장히 걱정하셨었어요. 1년째의 마지막쯤에서야 겨우 인정을 받았으려나요. 결국, 원작과 무대에서의 코스튬의 색이 다른 것은 무대에서 원작 그대로를 표현하면 너무 수수하기 때문입니다(웃음). 무대에서는 반짝반짝 빛나지 않으면 무대빨이 안 나요. 이 사실을, 선생님이 뮤지컬을 보셨을 때에 "저 색이 좋은 거로군요. 반짝반짝거려서 좋아요"라고 이해해주셨을 때는 참 기뻤어요. 그런 의미에서 인상 깊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사이키 : 옛날에, 공연을 보신 손님 중에 "예전이 훨씬 좋았다"는 말씀을 하신 분도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오리지날 에피소드를 만들었을 때는 아주 가혹한 의견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들로서는 [캐릭터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거든요. 현재 애니메이션의 재방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이로 인해서 처음으로 세일러문을 알게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희가 대담한 각색을 하는 것은, 그런 "새로운 팬 분들도 즐겁게 보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이야기를 모르니까 뮤지컬이 재미 없는, 그런 것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예전부터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의 팬이었던 사람들에게는 참 봐주기 힘든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부분은 저희들 스태프와 같은 마음으로 따뜻하게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또 하나의 오리지날 스토리로서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코사카 : 이 뮤지컬을 시작할 때에 "쇼의 요소가 강한 악곡으로 간다"는 사이키 씨의 방침을 듣고, 저도 곡을 쓴 것입니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뮤지컬 오리지날 곡으로서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10년간 매번, 오리지날을 줄곧 만들어온 뮤지컬은 세계 어디에도 없거든요. 그런 걸 만들고 있는 것이니까요.
사이키 : 슬슬 기네스 북에 오를 때일지도요(웃음).
번역 : E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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